꿈에도 그리던 중학교 입학식 날이다. 입학식 전날에는 설렘 때문인지 잠도 잘 오지 않았다.

‘내가 중학교에 들어가다니……. 그렇게 높게만 보이던 문턱을 오늘에야 넘어서다니…….’

아이들에게조차도 부족한 자신을 내놓지 못해 포장지로 가리고 살아온 날들이 떠오르며, 차마 들추지 못했던 가면을 이제는 벗어 버릴 수 있다는 생각에 눈가가 촉촉이 젖어들었다.

입학식을 하고 나서도 무거웠던 그 모든 것을 살짝 내려놓고 학교에서 공부한다는 사실이 한동안은 잘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교과서를 받아 들었고 반 배정도 받았으며, 담임선생님과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도 생겼다. 반 학우들 중에는 자식보다 더 어린 17세 소녀도 있고, 부모님보다 나이 많은 어르신도 계신다. 이 모든 것이 내 인생에 주어진 선물인 것만 같아 감사하다.

나는 행운의 여신이 뒤늦게 내민 그 손을 움켜잡아 만학도를 위해 차려진 만찬 석상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

우리 일성여자중학교는 생활에 필요한 많은 것을 가르쳐 줄 뿐 아니라, 자신감을 갖고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나도 그 가르침에 힘입어 ‘꿈’이라는 것을 갖게 되었다.

‘꿈’이란 단어는 생각만으로도 황홀하다. 또한 그것은 만학도를 성장시키는 힘의 근원이다.

오늘이 생애 마지막 날이 되더라도 후회하지 않도록 ‘꿈’을 향해 쉬지 않고 달려갈 것이다. 파도가 끊임없이 제 몸을 부딪쳐 바위를 부드럽게 깎아 내듯이…….